표준에서 가져온 다섯 칸
PART 02·of 06

사다리는 우리가 만들지 않았습니다

OpenKnock Culture Ladder 의 5단계 사다리는 우리가 발명한 게 아니라 네덜란드 표준화기구 NEN 의 안전문화 인증 표준을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프로그램의 기준이 어디서 왔는지를 한 번 끝까지 펼치는 자리. 학설이 아니라 인증 가능한 표준 위에서 잰다는 말의 무게.

정윤환
정윤환Founder · 2026년 5월 23일 · 8

OpenKnock Culture Ladder 의 다섯 단계 사다리는 우리가 만든 게 아닙니다. 네덜란드 표준화기구 NEN 이 안전문화 인증 표준으로 정착시킨 다섯 칸을, 그대로 기준으로 삼아 Culture Ladder 의 골격에 박았습니다.

기준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한 줄로 자기 자리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가장 최근에 누군가가 실수를 보고했을 때,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1. 불이익을 받았다면 → STEP 1 · 병적
  2. 아무 일도 없었다면 → STEP 2 · 반응적
  3. 매뉴얼이 추가됐다면 → STEP 3 · 시스템적
  4. 다른 팀까지 같은 위험을 점검했다면 → STEP 4 · 사전 예방적
  5. 그 사람이 공개적으로 인정받았다면 → STEP 5 · 선도적

대부분의 회사는 STEP 2 ~ 3 사이에 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NEN 의 STEP 3 정의를 한 번 더 펼쳐 보시면 됩니다. “책임이 명확하게 설정되고, 시스템과 행동의 기준이 분명하고, 모니터링 체계가 갖추어져 실행됩니다.”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 이 STEP 4 로 올라가는 첫 걸음이고, 아는 것을 회의실의 합의가 아니라 점수로 가지려면 그 기준이 어디서 왔는지부터 펼쳐야 합니다.

다섯 단계의 뿌리는 영국 안전심리학자 Patrick Hudson 이 1990 년대 ~ 2000 년대에 조직사회학자 Ron Westrum 의 조직문화 유형론 위에 다듬어 낸 안전문화 성숙도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Shell 과 Leiden 대학이 함께 운영한 Hearts and Minds 프로그램, 현장 작업자의 머리와 마음을 안전 행동의 출발점으로 본 안전문화 트레이닝을 통해 현장의 언어를 입었고, 네덜란드 철도 인프라 운영사 ProRail 이 2012 년에 자기 회사와 협력업체를 같은 기준으로 재기 위한 평가 체계로 정착시켰습니다. 2016 년 7 월부터는 NEN 이 표준의 주인이 되어 철도 바깥의 산업까지 같은 사다리를 열어 두었고, 지금 시행 중인 버전은 2024 년 1 월부터 효력을 가진 SCL 2.0 입니다. Culture Ladder 의 안전문화 진단은 이 다섯 단계를 우리가 다듬은 기준이 아니라 NEN 의 표준 그대로 들어 잽니다. 회사가 어디 있는지를 묻는 자리에서 기준의 출처부터 정직하게 박는 것이 Culture Ladder 의 출발입니다.

01 · The Ladder

NEN 의 다섯 단계, 그대로

아래 도판은 Culture Ladder 진단 결과 화면의 “조사 목표” 섹션에서 그대로 옮겨 온 것입니다. 각 칸을 짚으면 NEN 인증 표준에 적힌 그 단계의 정의 가 한 번에 펼쳐집니다. Culture Ladder 는 자기 기준을 숨기지 않는 쪽으로 만들었습니다. 진단을 받는 회사는 자기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뿐 아니라, 그 단계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같은 화면에서 봅니다.

NEN SCL · 5 stages
선도적 · 진보적
STEP 5
사전 예방적
STEP 4
시스템적
STEP 3
반응적
STEP 2
병적
STEP 1
단계를 짚으면 NEN 인증 표준의 정의가 그대로 펼쳐집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선도적 · 진보적 (STEP 5), 사전 예방적 (STEP 4), 시스템적 (STEP 3), 반응적 (STEP 2), 병적 (STEP 1). 다섯 단계의 정의는 모두 행동의 언어로 적혀 있어, 회사 안팎 어느 자리에서 읽어도 같은 의미로 통합니다. 인증 표준이 갖는 가장 큰 힘입니다.

02 · What “certifiable” means

표준이 실제로 박히는 자리

“인증 가능한 표준” 이라는 말은 회의실에서 자주 무게 없이 쓰입니다. NEN SCL 의 경우에는 그 무게가 구체적입니다. 심사 절차에 사람과 시간이 정확히 정의되어 있고, 표준의 적용은 회사 안의 보고서에 머무르지 않고 발주의 입찰 조건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 심사 구조. 인증을 받으려는 회사는 NEN 이 인정한 제 3 자 인증기관 (DEKRA · LRQA · Kiwa · TÜV NORD 등) 의 심사를 받습니다. STEP 3 이상은 리드 오디터 + 오디터의 2 인 팀이 들어와, 리더십 · 참여, 정책 · 전략, 조직 · 협력업체, 현장 · 절차, 의사소통, 감사 · 통계의 여섯 영역 을 인터뷰와 현장 관찰로 같이 봅니다. 임원실의 답과 현장의 답이 다른지를 일부러 같이 듣는 구조입니다.
  • 3 년 인증 주기. 한 번 받은 인증은 3 년 유효이고, 2 년차 · 3 년차에는 원래 심사 시간의 40% 규모로 후속 심사가 다시 들어옵니다. 한 번 통과로 끝나지 않게 만든, 표준 자체의 골격입니다.
  • 발주의 입찰 조건. 네덜란드에서 공사를 따려면 2026 년 6 월 부터 안전문화 STEP 3 가 의무 수준으로 박혀 있습니다. 표준이 안전팀 책상의 자기 점검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발주서 한 줄로 내려와 있다는 뜻입니다. 2022 년 1 월부터 SCL 이 네덜란드 건설 산업의 입찰 · 계약에 요구 사항으로 들어가 있고, 그 근거는 산업 차원의 합의 Veiligheid in Aanbestedingen (ViA) 입니다.

Culture Ladder 는 이 여섯 영역을 분류 축으로 박고, 매 회차의 설문조사 결과를 같은 다섯 단계 기준 위에 적습니다. 인증 심사의 두꺼운 사진을 설문조사마다 다시 찍을 수는 없지만, 같은 기준 위에서 자주 찍는 가벼운 사진이라면 Culture Ladder 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표준은 회의실에서 끝나지 않을 때에야 표준입니다. NEN SCL 은 발주서 한 줄에 박혀 있어 그 자리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03 · Why NEN

왜 NEN 이었는가

안전문화 성숙도 모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Bradley curve, DuPont 의 4 단계, ISO 45001 의 PDCA. 다 자기 자리에서 작동합니다. 그중에서 Culture Ladder 가 굳이 NEN SCL 을 기준으로 삼은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인증 가능한 표준, 회사 안팎이 같은 언어를 씁니다. 학설을 기준으로 삼았다면 회사마다 다르게 읽혔겠지만, NEN 인증 표준은 외부 심사원이 같은 기준을 들고 들어옵니다. 위에서 본 여섯 심사 영역은 ISO 45001 의 안전보건 경영 시스템 골격과 같은 자리에 박혀 있어, 회사가 이미 가진 ISO 인증 체계 위에 안전문화의 언어를 얹는 자연스러운 경로가 됩니다.
  • 다섯 단계,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습니다. 세 칸이면 회사가 다 가운데로 몰리고, 일곱 칸이면 차이를 구분 못 합니다. 다섯이 회사가 자기 자리를 인정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 한 단계 한 단계가 행동으로 정의됩니다.“안전 의식이 높다” 같은 추상이 아니라 “위험을 발견하면 위로 보고한다” · “시스템과 행동의 기준이 명확하고 모니터링이 실행된다” 같은 관찰 가능한 행동. 관찰 가능한 행동만 측정 가능합니다.

안전 사다리 위에 조직문화가 얹혀 있습니다. 안전을 먼저 측정한 회사가 문화를 더 빨리 봅니다.

Culture Ladder 의 진단은 NEN 의 인증 심사 그 자체는 아닙니다. 같은 기준을 들고 회사 안에서 자기 자리를 설문조사마다 다시 재 보는 자리입니다. 인증 심사 한 번의 두꺼운 사진 대신, 같은 척도 위에서 자주 찍는 가벼운 사진들의 시간 축. 그래서 기준이 같다는 사실이 더 무거워집니다. 인증 심사를 받지 않은 회사도, 이미 받은 회사도, 같은 기준 위에서 설문조사마다 자기 위치를 다시 잴 수 있습니다.

이 사다리가 우리가 발명한 게 아니라 NEN 의 표준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하면, 다음 질문들이 줄지어 따라옵니다. 어떻게 한 회사의 자리를 점수로 찍는가, 설문조사가 가짜가 되지 않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평균 점수가 거짓말하는 자리에서는 무엇을 봐야 하는가, AI 가 분석에서 진짜 도움이 되려면 무엇이 박혀 있어야 하는가, 측정이 PDF 폴더로 사라지지 않게 변화의 사이클로 어떻게 옮기는가.

글쓴이

정윤환

정윤환

Founder

schemalism 을 운영합니다. 엔지니어의 시점에서 사업을 펼치고, 가설을 직접 검증해 더 큰 단계로 실현해 가는 일을 즐깁니다. 코드와 비즈니스가 만나는 자리에서 매번 다음 한 칸을 잡아냅니다.

이 글이 속한 시리즈

조직문화, 진짜 측정할 수 있을까?

OpenKnock Culture Ladder 는 안전문화를 진단하기 위한 설문조사 프로그램입니다. 기준은 우리가 만들지 않았습니다. 네덜란드 안전문화 인증 표준 NEN SCL 의 5 단계 사다리를 그대로 들고, 회사가 다섯 칸 중 어느 칸에 있는지를 매 회차 같은 기준으로 다시 잽니다. schemalism · RIMS · LRQA 가 함께 지었고, 현대모비스 · 금호석유화학 ·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약 15,000 명의 응답으로 같은 기준 위에 자기 자리를 박았습니다. 측정과 변화 사이에서 본 것들을 여섯 편으로 묶었습니다.

전체 편

06

  1. 분위기와 문화는 다르다

    PART 01

    분위기와 문화는 다르다

  2. 표준에서 가져온 다섯 칸

    PART 02

    표준에서 가져온 다섯 칸

  3. 측정의 핵심

    PART 03

    측정의 핵심

  4. 회차와 벤치마크

    PART 04

    회차와 벤치마크

  5. 도메인 안의 AI

    PART 05

    도메인 안의 AI

  6. 측정에서 변화로

    PART 06

    측정에서 변화로